어느 날 아침,
집 앞에 작은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 이용 시간 : 76분 24초
- 이용 연령 : 14세 이상
- Tempo Rubato : 정해진 박자에 따르지 않고 자신이 내키는 대로 곡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연주한 후 원래 박자로 돌아가라는 뜻
이 테마는 내가 방탈출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추천해 주는 테마이다.
이 테마는 방탈출업계에서 당당히 GOAT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1세대 테마이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하지만, 이 테마가 독보적인 가장 큰 이유는 '항상 1년 동안 예약이 꽉 차 있는 테마'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씩만 예약을 열어놓은 다른 매장들과는 다르게 이 매장은 예약을 1년 치를 열어버린다. 그 결과, 1년 치가 꽉 차버린 예약 홈페이지를 볼 수 있다. (못 믿겠으면 직접 가서 아무거나 눌러봐도 자리가 없다.)
두 번째 이유로는, 홈페이지만 들어가 봐도 알겠지만 방탈출 카페보다는 전시회, 박물관같이 돼있다. 실제로 매장에 찾아가도 여기가 방탈출 카페라고..? 싶을 정도로 예술적인 느낌이 매우 강하다. 방탈출을 거의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린 테마가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이유로는, 보통 테마 제작자들이 있고 매장들은 제작자들에게 요청하여 테마를 만드는 게 일반적인 케이스인데 '템포 루바토'는 사장님 부부가 직접 스토리부터 인테리어까지 관여한 테마라고 한다. 나는 이 점이 가장 놀라운 부분이었다.
체감 난이도 ★★★☆☆
공식 홈페이지에 난이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보니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여러분들이 평소에 하던 일반적인 유형의 문제들은 보기 힘들 것이다. 스토리의 몰입을 더 깊게 해주는 문제들이 대다수이며, 푸는 맛 또한 좋다.
정말 새롭고 참신한 문제들이 대부분이어서 하나하나 풀면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 & 스케일 ★★★★★
사실 정말 객관적으로 스케일을 따지자면 큰 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충분히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들이 있어서 쾌적함을 얻을 수 있다.
근데 여기서 인테리어가 그냥 미쳤다. 요즘 있는 S급 테마들처럼 엄청 돈을 들인 티가 나고 화려한 그런 느낌의 인테리어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적절하게 여백을 섞어주면서 인테리어가 돼있는데, 정말 테마 내에서도 방탈출을 하는 게 아니라 전시회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아마 이 테마를 해본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물어본다면 99%가 똑같은 순간을 말할 것이다. 그 순간이 인상적인 이유는 연출 때문인데, 그만큼 이 테마는 연출이 매우 훌륭하다.
조명, 영상, 소리 등등 다양한 감각을 이용할 수 있는 연출이 많이 있고 그 연출들은 정말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할 연출들일 것이다.
장치 : 자물쇠 = 10 : 0
자물쇠가 하나도 없는 방탈출이 또 있을까..?
여기서도 한번 이 테마는 방탈출보다는 전시회 같은 예술에 가깝다고 느끼게 된다. 심지어 그 많은 장치들 중에서도 다른 테마에서도 겪어볼 수 있는 그런 뻔한 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장치가 신선하고, 재밌고, 인상적이다. 내가 영화 한 편의 주인공이 되어서 장치를 풀며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느낌을 느끼다 보면 테마 진행 내내 몰입해 버릴 수 있게 된다.
스토리 ★★★★★
위에서 계속 이 테마는 방탈출보다는 전시회의 느낌에 가깝다고 말했었는데, 이 완벽한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전시회보다는 영화의 느낌에 가깝게 된다. 정말 이 모든 걸 사장님 부부가 만드셨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방탈출 스토리 제작자들 98% 정리해 버리는 탄탄하고 완벽한 스토리가 또 이 테마를 GOAT로 만들어준다.
살짝 감동 느낌의 스토리라서, 만약에 그저 신나고 텐션 올라가는 그런 느낌의 테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좀 루즈해질 수 있긴 하다.
공포도 ☆☆☆☆☆
전혀 없다. 하지만 너무 감동 먹어서 소름은 많이 돋을 수 있다.
활동성 ☆☆☆☆☆
치마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
<주관적인 총평>
이 테마는 1세대 테마지만 지금 나왔어도 엄청난 호평을 들었을 것이다.
이건 방탈출이 아니야... 이건 예술이야..
<흙길 - 풀길 - 꽃길 - 꽃밭길 - ★인생테마★>
온 김에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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